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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하루의 상황들
    murrrrrrrrrrrrrrrrr 2009. 7. 8. 23:58

    3:00 잠들다
    8:10 일어나다

     엄마가 출근할 때 같이 차를 타고 도서관에 갈 수 있는 대로로 이동하여 버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가는 거였는데 지름길, 오솔길을 다 기억했다. 조금 뿌듯했다. 그리고 사물함에 맡기고 (왜 가방을 이렇게 분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귀중품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료 사물함- 두시간은 무료-에 두었다) 입장. 내가 빌려야 할 책들은 어제 추천받은 시집/책/현대예술/기타교본/언어(독,영)였다. 그러나 도서관 대청소로 인해 내가 들러야할 파티션들이 모두 봉쇄되었다. 한시간이면 끝날줄 알았는데 도저히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아서 결국 서양철학으로 방향을 선회하여 몇권 빌리고 만족해야만 했다. 

     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흔해빠진 대답은 책읽기라고 할 수 있는데 스스로 그렇게 대답하는 데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상대편에서 물어볼 경우에 간혹 곤혹스럽다. 무슨 책을 읽는지, 최근에 읽은 가장 감명깊은 책은 무엇인지에 관해 뭐라고 대답을 해야하는지. 나는 책을 소유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리는 것을 좋아해요. 정해놓고 보는 것도 아니고 관심 파티션에 가서 두리번 대다가 그냥 그 순간, 내용과 디자인 모두가 맘에 드는 책을 잔뜩 빌려다 놓고 보아요. 라고 대답하기엔 부실한걸. 좋아하는 분야는 시기마다 바뀌지만, 좋아하지 않는 분야의 것들이 있는데... 베스트셀러. 한국 현대소설. (90년대까지의 소설은 좋지만) 자기계발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사는 것에 익숙지 않아서 한 때 고민했었는데....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데. 소장하고 싶은 것들은 바로바로 사야하나? '책'이라는 것을 '소유' 하는 것은 이 둘이 나에게 상반된 가치를 가져오기 때문에 불쾌하지만 이렇게 계속 빌려서만 보면 지식이 나에게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것만 같고 우리나라 출판업계도 어려워질 것 같고. 혼자 고민하고 있다.

     집에 와선 아주 오랜만에 밥을 차려 먹고 낮잠을 잤다. 요새 계속 늦게 자서 피곤해. 그리고 약속 시간에 맞추어 일어나서 (사실은 살짝 늦었다.) 준비하고 나와서 버스를 탔다. (이 한줄의 나의 모든 고민과 시간이 압축될 수 있구나) 다행히 고속도로 전에 변경되어 7-2번을 타고 수원 1구역을 돌아서 걸어 왔다.

      기분이..... 묘했다. 그렇지만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 것. 그리고 자기연민에 빠지지도 말 것. 내 자아를 두르고 있는 벽이 너무 견고해서 그 안까지 감정과 생각이 침투하지 못한걸까? 뭔가가 심연에 도달하는 것을 막아내고 있다. 이 상처입은 사슴처럼, 몸뚱이에 화살이 꽂힌 채로 무심하게 앉아 있다.


    상처입은 사슴, 1946, 캔버스에 유채, 22.4x30cm, Collection of Mrs. Carolyn Farb, Houston

     

    A Wounded Deer-leaps highest 
                                                  
                                      Emily Dickinson

    A Wounded Deer- leaps highest
    I've heard the Hunter tell
    'Tis but the Ecstasy of death..
    And then the Brake is still.

    The Smitten Rock that gushes!
    The trampled Steel that springs!
    A cheek is always redder
    Just where the Hectic sings!

    Mirth is the Mail of Anguish,
    In which it Cautios Arm
    Lest anybody spy the blood
    And, "you're hurt" excla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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